HAM 여행

 



삼척을 여행하던 중, 조용한 공원 한편에서 만난 척주동해비(陟州東海碑). 이 비석은 단순한 문화재가 아닌, 조선시대의 바다를 향한 의지와 국방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역사였습니다.

이 비는 세종 19년(1437)에 설치된 것으로, 조선 초기 명나라의 해적 문제를 해결한 뒤 백성들에게 해안 방비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세운 경고문과도 같은 존재라고 합니다. 석비에는 ‘동해를 향해 경계하라’는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어, 조선이 바다를 얼마나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여겼는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.

석비 앞에 서서 글자를 천천히 읽다 보면, 그 시절 조선 사람들이 느꼈을 불안과 긴장, 그리고 나라를 지키겠다는 굳은 결심이 전해지는 듯했습니다. 주변에는 잘 정비된 공원과 바다 풍경이 어우러져 있어, 역사 탐방과 함께 잠시 산책을 즐기기에도 아주 좋은 장소였습니다.

짧은 시간이었지만, 척주동해비를 통해 조선시대의 해양 방위관과 백성을 보호하려는 왕의 뜻을 느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. 삼척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꼭 한 번 들러보시길 추천드립니다. 조용히 서 있는 석비 한 기가 수백 년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사실이, 참으로 인상 깊었습니다.